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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후회와 소속감(belonging) 간의 관계에 대해 살펴본 논문을 설명해보려고 해요.

레퍼런스는 다음과 같아요.

Morrison, M., Epstude, K., & Roese, N. J. (2012). Life regrets and the need to belong.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3, 675-681.

이 논문은 "사람들은 왜 사회적 관계 혹은 사랑과 관련된 후회를 교육이나 직업 등에 관련된 후회보다 더 크게/자주 느낄까?"에서 시작해요.

마치 가설을 설정한 후 연구를 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제 생각에는 좀 더 탐색적인 연구에 가까운 것 같아요.

빌드업(?)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먼저 처음 실험에서는 사람들이 대체로 사랑에 관한 후회를 직업/교육과 관련된 후회보다 더 강하게 자주 느끼는 것을 보여줬어요. 그리고 나서 왜 사랑에 관한 후회를 더 크게 느끼는지 실험했죠.

여러 변수들을 조사한 결과, 사회적 영향, 즉 그 후회를 한 사건이 가까운 상대방에게 얼마나 영향을 줬는가가 주요한 요인이었어요.

다시 말해, 사랑과 관련한 후회는 일과 관련된 후회에 비해 상대방에게 영향을 더 크게 줬고, 그 이유가 상대방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이예요. 

다음 연구에서 소속감이 나와요.

사랑과 관련한 후회가 일과 관련한 후회에 비해(특정 후회와 관련한) 소속감을 더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게 후회의 강도를 더 강하게 했어요.

이어지는 연구에서는 소속 욕구를 성격 차원에서 조사를 했네요.

즉, 특정 후회와 관련한 소속감이 아니라, 평소에 얼마나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어하는지를 조사한거예요.

이런 소속 욕구가 높을 수록 후회의 종류에 관계 없이 후회를 더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요약하면, 소속감 혹은 소속 욕구는 후회의 강도에 중요한 역할을 해요.

즉, 어딘가에 속하고 싶은 그 욕구가 높으면 혹은 이 욕구가 위협당하면 후회의 강도가 높아져요.

예를 들어, 친구와 싸웠어요. 만약 이 친구와 싸웠어도 나에게는 다른 친한 친구들이 있어요.

안전장치가 있는거죠. 이 상황과 비교해서

만약 이 친구가 나의 유일한 친구예요.

어느 순간이 더 후회가 될까요?

내가 가족같이 생각하던 회사에서 나의 실수로 인해 해고를 당했어요.

내가 그냥 기계적으로 다니던 회사에서 나의 실수로 인해 해고를 당했어요.

어떤 경우가 더 후회가 클까요?

이 논문에서는 이 소속감이 왜 후회에 영향을 주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있어요.

왜 라는 질문에 답하기 보단 그 현상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먼저 이 왜 라는 질문에 대해서 생각해볼까요?

왜 소속감이 위협 받을 때 후회를 더 강하게 느끼는 걸까요?

한 가지 당장 생각할 수 있는 설명은

후회는 부정적인 감정이지만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해요.

우리는 흔히 실수를 하면서 배운다고 얘기하잖아요?

우리는 어떤 일에 후회를 하면 그 후회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 해요.

소속감은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 중 하나로, 소외를 당하는 것을 사회적 죽음(social death)이라고 표현하기도 해요.

그런데 만약 어떠한 일로 이렇게나 중요한 욕구를 위협당했어요.

그렇다면 나중에 비슷한 일이 닥쳤을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겠죠?

진화론적 관점으로, 우리는 소속감을 잃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혹은 사회적 죽음을 피하기 위해 소속감이 위협 당했을 때 후회를 더 강하게 느끼는 걸지도 몰라요.

아니면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서,

후회는 결국 내 잘못에 관한 거잖아요?

만약 100% 남 탓이다(뒤 차가 와서 박았다), 라면 후회 할 일이 없죠.

근데 내 잘못으로 이 중요한 소속감을 잃어버렸어요. 중요한걸 잃으면 당연히 그에 따른 감정, 손해 등도 커지겠죠.

하지만 이 논문에서 사랑에 관한 후회와 일에 관한 후회간의 중요성에는 차이가 없었어요.

즉, 단순히 소속감의 "중요성"에 관한게 아니란거죠.

비록 상세한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소속감과 후회의 강도 간에 밀접한 영향이 있다는 걸 알게됐어요.

제 데이터를 이용해서 상관관계를 보니 역시나 소속 욕구와 후회간에 유의한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네요.

관련 연구를 더 찾아봐야겠어요.

재밌는 논문 리딩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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