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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을 만날 때, 우리 자신을 조절하곤 해요.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이면서 동시에 이기적인 동물이예요. 아이러니 하지 않나요? 이기적이면서 동시에 어딘가에 속하지 않고는 살지 못하는, 마치 인간 모두가 이중인격을 가진 것 처럼 말이예요. 

 

이런 정반대의 성격을 우리는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어서, 우리는 평소에 이 이기적인 면모를 숨기고 다녀요. 더 나아가 남들에게 무시당하거나 배제당하지 않기 위해 억지로 뭔가 하기도 하죠. 예를 들어, 평소에는 입지 않는 불편한 옷을 입기도 하고, 돈이 아깝지만 억지로 돈을 쓰기도 하고, 맛이 없지만 맛있는 척 하기도 해요. 어떻게 보면 이런 조절, 영어로는 self-regulation,은 우리가 사람을 만날 때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그런데 만약 사회적으로 소외를 당하거나 "난 평생 외롭게 살꺼야"라고 생각을 하면 어떨까요? 그때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조절하면서 살까요? 

 

오늘의 논문인 Baumeister, R. F., DeWall, N., Ciarocco, N. J., & Twenge, J. M. (2005). Social exclusion impairs self-regula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8, 589-604. 여기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실험 1.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실험 중 자주 쓰이던 것 중 하나가 the future alone manipulation 이예요. 이 방법은 마치 성격 실험을 하는 것처럼 하곤 가짜 피드백을 줘요. The future alone condition에서는 "당신의 성격 점수에 따르면 당신은 나중에 외롭게 살 가능성이 높아" 이런식으로 얘기해요. 그리고 이 외에 the belonging condition과 misfortune condition이 있어요. 전자에서는 "넌 친구도 많고 결혼 생활도 성공적일꺼야" 그리고 후자에서는 "넌 나중에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아" 라는 얘기를 해줘요. The misfortune condition이 control 조건이예요. 부정적인 거지만 딱히 소속감이나 사회적 배제나 이런거랑 관련이 없기 때문에요.

그러고 나서 참가자들에게 건강하지만 맛 없는 식초가 들어간 물을 마시게 했어요. 만약 자기 조절능력(self-regulation) 이 낮다면 덜 마시겠죠? "나중에 외롭게 살꺼야"라고 들은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덜 마신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실험 2.

사회적 배제 실험 중 아직도 종종 쓰이는 방법이 getting-to-know manipulation 이예요. 이건 참가자들을 모아놓고 서로 얘기를 나누게 한 후, 따로 떼어놓고 누구랑 같이 실험을 진행하고 싶은지 물어봐요. 나중에 실험 진행자가 "아무도 너랑 하고 싶지 않대(social exclusion)" 혹은 "모두가 너랑 하고싶대! 근데 그럼 비율이 맞지 않아서 너 혼자 해야될 것 같아(social inclusion)" 라고 하는거예요.

이 과정이 지나고 맛있는 쿠키를 먹게 했고 이에 대해 평가하게 했어요. 만약 자기 조절을 하지 않으면 쿠키를 많이 먹을거예요. "아무도 너랑 하고 싶지 않대"라고 들은 참가자들은 나머지 참가자들보다 훨씬 많이 먹었어요.

실험 5.

그렇다면 사회적으로 배제된 사람들은 자기 조절을 못 하는 걸까요 안하려는 걸까요? 만약 성과에 따라서 잘하면 돈을 더 준다고 하는데 그런데도 배제되지 않은 사람들의 성과가 남들보다 낮으면 자기 조절을 못 하는 거겠죠. 만약 성과가 남들이랑 비슷하면 자기 조절을 안하려는 걸테고요. 

이 실험에서는 사회적 배제 manipulation 이후에 헤드폰 왼쪽에서 나오는 단어 중 m과 p가 들어가는 단어를 찾으라고 해요. 그런데 오른쪽에서는 다른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어서 만약 자기 조절을 하지 않거나 못 하면 다른 사람들보다 성과가 낮겠죠? 그룹에 따라 많이 찾을수록 돈을 더 준다고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했어요.

결과는 재밌게도 성과에 따라 돈을 더 준다고 하면 사회적 배제 상태에 상관없이 남들과 마찬가지로 성과를 냈어요. 근데 돈을 더 준다는 얘기를 안했을 때에는 사회적 배제 그룹이 남들보다 성과가 더 낮았고요.

즉, 자기 조절을 안하려는 거였어요.

실험 6.

이 실험에서는 거울을 보여줘요. 자기 조절을 안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자기 자신을 보기 싫어서래요. 자기는 방금 누군가에게 거절 당하거나 소외 당했으니까 그런 비참한 모습을 생각하기도 싫은거죠. 이 실험에서는 거울을 보게 해서 자기 조절 능력을 되찾게 하는 거였어요. 그 결과는 성공적!

 

모든 사회적 배제는 참 아픈거예요. 왕따를 당하거나 연인과 헤어지는 것 뿐만 아니라, 면접에서 탈락하고, 확실하지는 않지만 누군가 나를 험담하는 것 같고, 내가 말하는데 상대방은 휴대폰만 보고 있고, 이 모든게 아프고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자기 조절 능력을 잃어버리면 폭식을 하거나, 무언가에 쉽게 중독되는 등 본인에게 안좋은 결과가 따라올 수 있어요. 

 

비록 아프고 힘들겠지만, 거울을 한 번 보고 본인을 망치지 않으려는 의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을 잃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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