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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은 누구나 거절당하는걸 두려워해요. 면접, 고백, 하물며 단순히 친구한테 놀러 가자고 했는데 친구가 거절하는 경우 등 아무리 사소해도 마음이 상하는 건 어쩔 수 없어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이 거절에 반응하지는 않아요. 어떤 사람은 거절을 당하면 화를 내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묵묵히 받아들여요. 그리고 거절인 듯 거절 아닌 거절 같은 모호한 상황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친구한테 놀자고 카톡을 했는데 1은 없어져도 대답이 없어요. 친구가 바쁜 걸까요? 날 무시하는 걸까요? 인터넷 상황이 좋지 않은 걸까요? 

 

오늘의 논문은 거절 민감성(rejection sensitivity)이 연인 관계나 가까운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논문이에요.

Downey, G., & Feldman, S. I. (1996). Implications of rejection sensitivity for intimate relationship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0,  1327-1343.

 

거절에 민감한 사람들은 거절에 대해 오버해서 반응하고, 쉽게 거절당한 사실을 인식하고, 거절당할까 봐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일컬어요.

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될 거예요. 어린 시절 부모에게 "안돼"라고 거절을 많이 당했거나, 거절당한 경험이 트라우마처럼 남아있는 경우를 포함해서요. 그렇다면 나중에도 거절의 사인을 쉽게 알아채고, 민감하게 반응해요. 그렇다면 거절에 민감한 사람들은 연인 관계나 친구들과의 관계 등 가까운 관계에서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만약 애인이나 친구가 약간 멀어진 듯한 혹은 나에게 둔감한 듯한 느낌이 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가까운 관계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고 있을까요? 상대방을 지치게 하고 있진 않을까요?

 

실험 1에서는 이 거절 민감성을 측정하기 위한 측정 도구를 개발했어요. 이건 넘어갈게요.

 

실험 2.

이 실험에서는 가까운 관계가 아닌 낯선 사람과의 관계에서 거절에 민감한 사람이 "모호한 거절"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알아봤어요. 실험 참가자들은 낯선 사람을 만나게 돼요. 이 낯선 사람은 참고로 연구 조교? 이 연구를 진행하는 사람이지만 참가자들은 같은 참가자로 생각하고 있어요. 서로 만나서 서로 소개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요. 그러고 나서 그 만남이 어땠는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위해 이 둘을 분리시켜요. 설문이 끝나고 나서 절반의 참가자들은 방금 전 만난 파트너가 더 이상 실험에 참가하고 싶지 않아 한다고 얘기를 들어요. 나머지 절반은 시간 제약 때문에 방금 전 만난 파트너와 같이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요. 즉, 전자는 모호한 상황인 거예요. 파트너가 바빠서 더 이상 실험에 참가하지 못하는 건지, 내가 싫은 건지 모르는 거죠. 반면에 후자는 시간 제약이라는 이유가 주어졌고요. (참고로 이걸 getting-to-know-you manipulation이라고 보통 불러요.) 이 결과 거절에 민감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거절당했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거절에 덜 민감한 사람들은 거절당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실험 3.

그럼 왜 그 파트너가 거절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이 실험에서는 거절에 민감한 사람들은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상하게 하려고(hurtful intent) 생각하는 경향이 강할 것이라고 예상해요. 그리고 실험 2는 낯선 사람을 대상으로 한 반면에 이 실험은 실제 연인을 대상으로 했어요. 설문 조사 결과 거절 민감성이 높은 사람들은 애인이 좀 거리를 두거나 자신에게 둔감할 때, 애인이 자신의 마음을 의도적으로 상하게 하려고 한다고 생각했어요. 

 

실험 4.

그럼 거절에 민감한 사람들은 대체로 연인 관계에 만족하지 못할까요? 거절에 민감한 사람들의 애인은 어떨까요? 설문 조사 결과, 거절에 민감한 사람들과 그들의 파트너는 자신들의 연인 관계가 덜 만족스럽다고 했어요. 거절에 민감한 남자들의 파트너들은 이 남자들이 질투를 잘하고 자신을 컨트롤하려 한다고 말했고 반면에 거절에 민감한 여자들의 파트너들은 이 여자들이 적대적이고 감정적으로 자신들을 격려하지 않는다고 말했어요. 

 

결론적으로, 거절에 민감한 사람들은 애인이 약간 멀어졌다고 생각하면 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요. 많은 관계가 처음에는 불타오르다가 점점 사그라들어요. 모든 관계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어요. 때론 싸우기도 하고, 때론 서로 무관심하기도 해요. 하지만 이 의미가 곧 사랑이 식었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거절에 민감한 사람들은 대체로 어떠한 소속감을 갖고 싶어 할 거예요. 소속감이란 건 거절을 당하지 않았을 때니까요. 하지만 이내 관계가 사그라들게 되면 다시 거절당했다는 느낌을 받고 관계를 망치는 행동을 하게 돼요. 이게 지속되게 되면 우울증에 빠지거나 폭력적이게 될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게 쉽게 고쳐지는 건 아니에요. 아주 어릴 때부터 형성되어온 거절 민감성이라면 더더욱 고치기 힘들 거예요.

 

가장 좋은 방법은 만약 본인이 거절이 민감하다고 생각되면, 상대방과 솔직하게 대화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애인이 어떤 행동을 할 때, 마치 내가 거절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말해보세요. 그리고 애인에게 내가 혹시 너무 질투심이 많은 건 아닌지, 너무 무관심해 보이는지 물어보세요. 즉, 모호한 상황을 그대로 놔두지 말고 그 이유를 들어보세요. 의외로 별 것 아닐 가능성이 높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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